평생학습관(구 여성회관) 맞은편 '카페흠뻑'이란 브런치 가게가 있다. 작년 11월에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한 이곳은 최일우, 박수진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들 부부가 제주에 내려온 지는 2년 여, 서울에서 드립커피를 전문으로 했던 주인장은 여행으로 다녀가던 제주가 그저 좋아, 여행 중에도 길을 걷다 살 집을 알아볼 정도였단다. 그렇게 마음을 떠나지 않던 제주로 이주해 오면서, 서귀포 시내 아랑조을거리에 브런치카페를 차리게 된 것.

7개월 여 넘는 기간 동안 상권을 알아보고, 주변 가게들을 분석하며 그가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메뉴를 선정했다.
생두를 직접 구입해 로스팅하고, 그에 브런치를 곁들인 것.

서귀포 시내 곳곳에는 크고 작은 커피 가게들이 즐비하다. 그곳에서 '카페흠뻑'만의 경쟁력을 고민하던 때, 상대적으로 브런치카페가 적은 것에 착안, 브런치를 시작했다.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점점 입소문이 난 '카페흠뻑'의 브런치는 지금 가게를 제일 바쁘게 하는 이유가 됐다. 호두빵, 에그스크램블, 소세지, 샐러드로 구성된 단촐하지만 한 끼 식사가 되기에 충분한 흠뻑브런치와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밥힘! 밥 종류를 하나 넣고자 준비한 함박스테이크는 특히나 이곳의 인기메뉴.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최대한 직접 모든 기본 재료를 만들기 위해, 소스, 빵, 함박스테이크 또한 주인장이 직접 만든다. 매일 15개 넘게 만드는 함박스테이크는 이곳이 카페가 아닌 레스토랑인 듯 그것을 만드는데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양파를 오랜 시간 카라멜라이징해야하고, 고기를 다져야 하고 모든 재료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함박스테이크는 하루의 숙성 시간을 갖는다. 스테이크의 소스 또한 직접 만든다. 또한, 주기적으로 커핑을 해서 생두를 볶아 샘플 로스팅을 해 따뜻할 때, 미지근할 때, 차가울 때로 맛을 테스트한다. 그렇게 원두에 따라 가장 맛있는 커피연구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오랜 시간 드립커피를 했던 그는 '카페흠뻑'에서 자의적으로 머신 커피를 하긴 하지만, 그의 솜씨좋은 로스팅 원두로 직접 내린 드립커피를 메뉴에 넣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이것 또한 아는 이들만 아는 비밀이랄까. 브런치 주문이 한가한 때는 드립커피를 찾는 이들에겐 그만의 맛있는 드립커피 한 잔도 맛볼 수 있다.

제주에 내려올 때 제주가 갖고 있는 한 템포의 쉼을 바라며 내려왔기에 주인장 내외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넘치지 않도록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카페흠뻑'은 브런치 메뉴 외에도, 청보리 미숫가루 음료, 직접 만든 구좌당근케익, 청으로 맛을 내는 것이 아닌, 한라봉 그대로 즙을 짜서 만든 에이드 음료 등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하다.

일차선으로 일방통행의 좁은 골목길에 자리 잡은' 카페흠뻑'은 가게 뒤편으로 소담하게 가꾸어진 작은 정원이 있어, 쉼의 여유를 더해준다. 주인장의 바람대로, '카페흠뻑'에서는 맛있는 브런치와 커피 한 모금으로 여유로운 쉼의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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