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던지기로 연일 제주도 신기록을 경신하는 위미중 김태현 선수

위미중 김태현 선수가 창던지기 연습에 앞서 운동화 끈을 매고 있다.

전국소년체전을 한 달 앞둔 24일, 공천포전지훈련장 주경기장에 선수 한 명과 지도자 두 명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치러진 전국꿈나무 선발 육상경기대회에 참가해 남중 2학년부 창던지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제주육상의 기대주로 부상한 위미중 김태현 선수다. 그리고 위미중 명성재 체육교사와 전재안 육상코치가 그를 지도하기 위해 따가운 봄 햇살과 싸우고 있다.

김태현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때 100미터 종목으로 육상을 시작했다. 당시 100m에서 12.4초를 기록하며 도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위미중학교에 진학한 후 명성재 선생으로부터 꾸준히 육상지도를 받았다.

1학년 때 이미 단거리에서 창던지기로 종목을 전환했다. 단거리 선수가 되려면 키가 180cm정도는 돼야 하는데 키가 성장하지 않았다. 중3이 된 지금도 키가 170cm다. 중학교에 입학한 후 기록 향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강한 어깨와 튼튼한 허벅지를 보고 명성재 선생이 창던지기로 종목을 바꿔볼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주효했다.

1학년이던 지난 2015년 창던지기에서 도내 대회를 석권했다. 그리고 그해 9월에 치러진 전국꿈나무 선발 대회에서 49m18를 던져 전국 꿈나무들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그 성과로 겨울방학 때는 국가대표 상비군과 함께 전지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

2학년이 되면서 주변의 눈높이는 높아졌는데, 연습에 한계가 있었다. 명성재 선생이 학생들 수업도 하고, 생활지도를 담당하기 때문에 김태현 선수만을 집중적으로 지도할 수 없는 상황. 게다가 학교 잔디운동장은 창던지기에 필요한 도움닫기와 스텝을 제대로 익히기 어렵다.

결국 위미중학교는 김태현 선수를 위해 교육청에 지도자를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서귀포시청에 공천포전지훈련장을 연습장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줄 것도 요청했다. 그런 바람이 이뤄졌다. 교육청은 전재안 코치를 위미중 육상 지도자로 보내줬고, 서귀포시청은 훈련장 사용을 허락했다.

작년 전국꿈나무 선발 대회에서 51m73을 던져 2위를, KBS배에서 50m를 넘겨 2위를 차지했다. 전국소년체전에서는 4위를 차지해 아쉽게 메달획득에는 실패했다.

3학년이 되면서 기록은 훨씬 향상됐다. 이달 1일에 치러진 제39회 교육감기 및 회장배 전도 종별육상경기대회 겸 제46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선발대회에서 창던지기 중등부 제주도 신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55m03을 던져 지난 2000년 김강범(고산중)이 세운 54m40의 기록을 17년 만에 경신했다.

그리고 이어 15일에 치른 남자중학부 창던지기 대회에서 김태현은 55m95를 던져 2주 전에 세운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 달 후에 충남 아산에서 개최될 전국소년체전에서도 메달획득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전재안 코치가 김태현 선수를 지도하는 장면이다.
창던지기 실전 연습 장면이다.

김태현 선수는 지도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매일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도움닫기 후에 가장 라인에 근접한 상태에서 던질 수 있도록 스텝을 조절하는 것과, 창을 던질 때 최적의 각도인 43~45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위미중 명성재 선생은 “태현이가 도움닫기와 던지는 각도만 맞추면 전국대회에서 충분히 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밝게 자랐는지 연습을 하면서도 힘든 내색이 없고,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 살인미소에 두 지도자가 녹아버린 눈치다.

김태현 선수는 두 지도자 말고도 부모님과 누나의 응원을 크게 받는다. 스스로 육상을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특히 창던지기로 종목을 바꾼 게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운동을 마치면 다른 학생들처럼 컴퓨터 게임도 즐기는데, 특히 피파(FIFA)게임을 가장 좋아한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