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보다 공부를 강조, 유도 기술보다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

동남초등학교 유도 방과후 교실.
홍담이 지도자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
기술은 최소한으로 가르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동남초 유도반의 무기다.
4학년 강여원 어린이(오른쪽). 1학년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는데, 재미있어서 오래 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집이나 학원으로 돌아갈 시간인데, 어린이들의 고함소리와 마루를 구를 때 나는 소리로 체육관은 활기로 넘친다. 성산읍 동남초등학교 유도반 아이들이다.

동남초등학교에는 방과후 과정으로 유도반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 34명이 유도반 수업에 참여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학교를 대표해 시합에 나가길 원하는 아이들을 뽑아 대회에 출전시킨다. 이른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결합한 형태로 운동부를 운영하고 있다. 동남초등학교에서 정식 시합에 출전하는 선수는 14명이다.

그런데 동남초 유도반 아이들이 이룬 성과는 방과후 활동량이 만들어낸 결과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6학년 오하람(여 -48kg급) 선수와 송재서(남 +66kg급) 선수는 지난 5월에 충남에서 열린 제46회 전국소년체전에서 제주도를 대표해 참가해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충북 청주에서 열린 제10회 청풍기 전국유도대회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남자 6학년 송재서(남 +66kg급) 선수가 은메달, 6학년 오하람(여 -52kg급) 선수와 5학년 강호(남-66kg)이 각각 동메달을 땄다. 그밖에도 여자초등부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학년 최민지(여 -25kg급) 선수는 도내 대회지만 교육감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동남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유도를 가르치는 홍담이 지도자는 동남초등학교 졸업생이다. 성산중을 거쳐 남녕고에서 유도를 하고 용인대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부상으로 중도에 포기했다. 유도에 모든 것을 걸고 질리도록 승부에 집착했지만 지나고 되돌아보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었다.

유도가 죽도록 하기 싫었던 적도 있었지만 모교에서 어린아이들이 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운동에 대한 애정이 되살아났다. 그래서 3년 전부터 다시 도복을 입고 어린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홍 지도자는 자신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아이들에게 유도보다는 공부가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유도 기술을 최소로 필요한 만큼만 가르친다. 가급적이면 상급학교에 진학해서도 운동만 하지 말고 생활스포츠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도자의 마음이 부모님과 잘 통했다.

동남초등학교 유도부가 그동안 이룬 성과에 대해 홍 지도자는 “생각하고 즐기는 운동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기본만 가르치고 스스로 생각하게 하면 아이들이 경기마다 스스로 해쳐나가는 능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4학년 강여원 어린이는 “1학년 때부터 유도를 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여원이는 “도내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적도 있어서 유도에 자신이 있다”며 “유도를 꾸준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교 스포츠가 갈수록 침체되는 시기, 동남초등학교 유도부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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