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이민정의 두 번째 개인전 ‘즐거울 樂’

 

공천포에 위치한 바람섬갤러리, 미소 한 스푼, 행복 두 스푼을 담은 ‘즐거운’ 전시가 열리고 있다. 8월 1일부터 15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전시는 이민정 사진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즐거울 樂’이다.

바람섬갤러리 현관문을 열면, 살포시 닫혀 있는 두 번째 문. “신발을 벗고 들어오세요”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갤러리에서 신발을 벗으라고? 쭈뼛쭈뼛 약간 당황스러움을 안고 문을 열며, 어떤 전시일까 기대감에 부푼다.

문을 열면 만나게 되는 환한 미소의 사람들.

“집에는 가족들의 웃는 얼굴을 사진으로 걸어두잖아요. 신발을 벗고 내 집처럼 편안하게 맨발로 전시장으로 들어오셔서, 대단한 누군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집에 걸려있는 행복한 얼굴의 가족사진을 보듯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웃고 있는 누군가의 얼굴을 마음에 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얼굴을 떠올리며 나도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사진이요.”

전시장에는 이민정 사진작가의 2007년부터 10년의 기록에서 즐거웠던 어느 순간을 인물의 행복한 미소로 가득 채운다.

인생의 멘토, 음악 하는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 가족 같은 나의 사람들, 내 마음의 다락방.

사진 속 인물들은 작가와 인연을 맺은 대중에게 알려진 이들, 작가의 가족들, 지인들이다.

쉼을 위해 2014년 찾아왔던 제주에서 작가는 제주와 인연을 맺고 3년째 제주살이를 하고 있다. 제주살이를 하면서 만난 이들 중 작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이들의 행복한 미소도 프레임에 남겼다. 음악전문잡지의 사진기자로 활동했던 그의 이력답게 음악하는 이들의 미소도 사진에 담겼다. 준비된 순간의 행복함이 아닌, 대기실에서 혹은 리허설 현장에서 편안한 모습에서 행복한 찰나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민정 사진작가의 이력은 남다르다.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해 교직에 있었고, 시사문단 신춘문예 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시인으로 등단했다. 출간 시집으로『밥집 여자의 시』, 『그리운 이름은 눈물로 써도 소금기가 없다』등이 있다. ‘마녀일기’로 웹툰도 연재했다. 음악, 요리 전문잡지의 사진기자로 활동했고 제주에서는 2014년 생생문화사업 ‘영등할망보름질걷기’를 기록했다. 방송 구성작가로 활동한다. 최근에는 발달 장애 아이들을 위한 지침서를 쉽게 만화 형식으로 풀어 낸 『검정고무신 기영이의 자폐친구 사귀기』책을 펴냈다.

사고의 벽이 없이, 자신이 갖고 있는 컨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내고, 부족한 부분은 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는데 거리낌없다. 모험과 시도를 좋아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하다.

자신의 환한 미소 앞에서 더욱 환하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 이민정 사진작가

이민정 사진작가는 지난해 첫 번째 개인전 ‘빛의 길, 窓’을 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어 아직 괜찮다는 의미를 담았다. 두 번째 개인전을 통해서는 일상의 편안함, 즐거움, 소소한 행복을 담아 사람의 喜怒哀樂 중 ‘樂 ’을 전한다. 작가는 “즐거움을 찍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10년의 기록 중 누군가의 즐거움을 찍으며 행복했던 순간, 그 기억을 통해 작가 스스로에게 선물을 준다. 그리고, 다른 이의 즐거운 순간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지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두 번째 개인전도 첫 번째 전시와 마찬가지로 서울과 제주 릴레이전으로 마련된다.

행복은 전이되지 않은가. 누군가의 행복한 순간의 미소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 즐거움의 순간을 바람섬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민정 작가의 사진전에서 흠뻑 즐기고 가길 바란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