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부모의 재량에 따라 생기부 기록 좌지우지되는 복불복 전형

 

얼마전까지 대학은 입시설명회를 통해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가 공교육을 살릴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관한 대학의 홍보나 기사가 인터넷과 지면에 차고 넘쳐났다. 서울대학교는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 수시에서 100%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했다.

2015년 학생부 종합전형이 도입된 이후 학생들 사이에 ‘자동봉진’이란 신조어가 떠돌았다.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 학생부에 기재되는 세부항목을 가리키는 말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예전의 입학사정관 전형(입학사정관제)을 계승하면서도 외부스펙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차별화했다. 그러나 학교장이 승인한 외부 활동은 생활기록부에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생기부), 교사추천서이며, 이들을 바탕으로 교수들이 평가하여 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

(*생기부란 대한민국의 초·중·고등학생의 학적을 기록한 장부를 말한다. 흔히 내신이라 불리던 이전의 생활기록부를 대체하여 1996년부터 도입됐다. 교과성적+수상실적+창의적 체험활동+독서활동상황+봉사활동+세부능력특기사항 등이 해당되며 선생님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의원(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3~2017년 서울대 수시 합격생 교내상 현황에 따르면, 평균 교내상은 2013년 19개, 2014년 20개, 2015년 23개, 2016년 25개, 2017년 27개로 최근 5년간 평균 교내상 숫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7년 합격생 중 가장 많은 교내상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 학생은 120개를 수상했다.  

<서울대 수시 입학생 평균 교내상 개수 및 최다 교내상 개수>

학년도

평균 교내상 수

최다 교내상

2013

19

80

2014

20

91

2015

23

85

2016

25

104

2017

27

120

 

한편 서귀포 소재 A고등학교의 2017년 서울대 합격생 B와 C는 각각 56개, 47개의 교내상 수상기록을 기재했다.    

김의원은 “고등학생이 27개의 상을 받기 위해서는 거의 매달 1개씩의 상을 받아야 하는데, 교내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학교나 학생들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적절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불필요한 교내상이 남발될 수 있고, 학교 교육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공립고와 사립고의 생기부 기록량 또한 현저히 차이나고 있으며 학교별 생기부 관리 격차 탓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다. 생기부를 기재해야 하는 일선 교사들의 중압감도 만만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교육부 핵심정책 토의(업무보고)에서 “입시비리, 사학비리를 근절하고 학력과 학교, 학벌로 차별하는 폐단도 없어져야 할 것이다. 교육이 희망사다리가 되지 못하고 불공정하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암담하다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며 교육부에 공정한 입시제도 마련 등을 거듭 강조했다. 

결국 얼마나 ‘공정’한가에 달려 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