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효마을회와 '쇠소깍 투명카약' 업체 사업재개 위한 합의문 작성 후 서귀포시청에 제출

관광객들로 붐비던 쇠소깍이 텅 비었다.

서귀포시 하효마을회와 쇠소깍 사업자와의 갈등이 봉합되면서 카약을 비롯한 쇠소깍 사업이 재개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09년에 시작된 쇠소깍 투명카약사업과 테우체험사업은 국내 방송에 연달아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관광체험 상품으로 각광받았다. 그런 유명세에 힘입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지역경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수상레저사업권을 놓고 하효마을회와 ‘쇠소깍투명카약’ 사업자 사이 갈등이 이어졌다. 그런 연장선에서 하효마을회는 업체의 하천점용허가 연장에 동의를 해주지 않아 사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마을회와 사업자 사이 갈등이 지속되는 사이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마저 불허했다. 쇠소깍 사업이 중단되자 방문객들로 북적이던 쇠소깍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사업이 1년 넘게 중단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변 상인들에게 돌아갔다. 빚을 내서 쇠소깍 주변에서 승마체험장을 차린 A업체 대표는 “수익은 고사하고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빚을 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하소연을 했다.

그런데 최근 마을회와 업체 간 화해의 움직임이 일었다. 쇠소깍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의 하소연과 하효마을회 전 회장들의 설득이 양측의 마음을 움직인 것. 특히 최근 마을회 전 회장들은이 카약 사업자와 마을회 임원 등을 번갈아 만나며 설득을 반복했다.

그리고 마을회는 지난 7일 마을회 임원회의와 21일 마을회 총회를 각각 열고 쇠소깍 사업 활성화를 위한 안건을 논의했다. 이런 과정에서 마을 주민들의 의견이 모아져 고종림 투명카약 대표와 합의안을 만들게 된 것.

하효마을회와 업체 대표가 22일에 작성한 합의문.

양측이 22일에 작성한 합의서에는 “하효마을회와 투명카약 대표는 하효마을회의 발전, 쇠소깍 주변상권의 활성화, 서로의 이해증진을 위해 서로가 쇠소깍에서 수상레저사업을 하는데 있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하기로 한다”고 적혀있다.

양 측은 작성된 합의문과 별도로 마을에 장학금 기부 등 상생을 위한 역할에 구두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정성철 하효마을회장과 오영훈 마을회 총무, 고종림 '쇠소깍 투명카약' 대표, 한용식 효돈동장 등은 22일에 서귀포시청을 함께 방문했다. 이들은 시청 해양수산과 관계자들을 만나 합의안을 제출하며 쇠소깍 레저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요청했다.

마을회와 업체 간 갈등이 봉합됐다고 당장 쇠소깍 레저사업이 재개될 지는 장담할 수는 없다. 시청 해양수산과와 건설과, 문화예술과 등 관련 부서들이 쇠소깍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밟아야한다.

그리고 특히 중요한 것은 문화재청의 선택이다. 문화재청이 쇠소깍 사업과 관련해 문화재형성변경허가를 불허한 상태인데, 시청 관계자들이 어떤 명분으로 문화재청을 설득할 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오랜 갈등으로 사업이 중단되며 많은 이들에게 적잖은 실망과 상처를 남겼던 쇠소깍 레저사업이 다시 재개되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 이제 공은 행정기관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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