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구도심 도시재생대학 26일 오후 1시, 송산동마을회관에서 개강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서귀포의 중심지는 솔동산과 그 주변, 지금의 송산동이었다. 60년대 까지만 해도 솔동산에 자리 잡은 서귀국민학교가 서귀리에 유일한 국민학교였다. 한 반에 60여 명씩 채워도 교실이 부족해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골목마다 아이들 뛰노는 소리로 소란스럽던 시절도 옛 이야기가 됐다. 신시가지와 동홍동 등으로 서귀포의 생활권이 확대되고, 아파트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서귀포의 구도심은 조금씩 쇠퇴했다. 아이들로 넘쳐나던 초등학교는 이제 폐교를 걱정해야할 단계에 이르렀다.

구도심의 쇠퇴현상은 송산동뿐만 아니라 인접한 천지동이나 정방동, 중앙동 등 서귀포 구도심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다. 도시화가 진행되고 도시개발이 외각으로 확대되면서, 구도심의 쇠퇴는 전국 어느 도시에서나 나타난다.

도시재생은 구도심의 공동화나 쇠퇴, 우범지역으로 변화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인구의 감소를 막고 도시 노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서 주민역량강화라는 색다른 소득을 얻기도 한다.

서귀포구도심의 쇠퇴를 막고 구도심을 생활권으로 둔 주민들이 도시재생을 이해하고, 자신이 사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다. 도시재생대학 서귀포구도심 첫 강좌가 26일 송산동마을회관에서 열렸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강좌를 주최하고, 제주도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했다. 구도심 주민 20여명이 강의에 참가했다.

첫 강좌가 진행되는 모습.

이번 강좌는 공통이론 전체 4강 가운데 첫 강좌다. 참가자들은 5월 17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송산동마을회관에 모여 도시재생의 개념을 배우고 관련 정책이나 사회적 효과 등을 이해하게 된다.

공통이론 4개 강좌가 마무리되면 문제해결과정 8개 강좌가 기다리고 있다. 기본강좌를 이해한 시민들은 문제해결과정에서 자신이 사는 동네의 문제를 진단하고 문제해결 방안 등을 고민하게 된다.

첫날 강좌가 끝날 무렵 강의실 밖에서 도시재생대학 관계자들을 만났다.

도시재생지원센터 양민구 사업팀장은 “20명 시민이 도시재생을 이해하기 위해 강좌에 참여한 게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도시재생사업이 서귀포에 생소한 분야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첫 날 강의를 맡은 이용규 제주대 교수는 “도시재생이 원래 시민운동으로 시작했는데, 그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정부가 지원하게 됐다”며 “사업의 성패는 시민들이 얼마나 자신이 사는 지역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역량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도시재생이 성공해서 도심이 활성화되면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교수는 “도시재생사업에 주민이 제외되면서 생기는 문제”라며 “도시재생이 아직 완성된 개념은 아니라 정답은 없지만, 중요한 건 살고 있는 주민들의 참여와 역량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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