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읍 신흥1리에서 열린 '고망낚시 축제'

뜨거운 여름 태양이 작렬하는 가운데 대나무를 하나씩 들고서 바닷가 바위 사이사이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어릴 적 추억이 생각나게 하는 일명 ‘고망낚시’ . 키보다 작은 대나무에 짧은 낚시줄을 묶고 끝에 낚시바늘을 매달면 준비는 끝이다.

남원읍 신흥1리(이장 김윤천)는 주민들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고망낚시 축제'를 15일 열었다. 주민들과 함께 고철환 남원읍장과 송영훈 도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해녀들은 물질에 나섰고, 주민들의 선상낚시도 함께 진행됐다.

김윤천 이장은 “조그맣게 시작했는데 일이 커졌다”면서 “낚시한 것들과 해녀들이 잡아 올린 해산물을 모아 함께 라면을 끓여먹고, 잡은 보말을 삶아 까먹는 시간도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오전 10시가 되면서 흥산초등학교 아이들이 노래와 연주, 난타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궜다. 손자들의 공연에 할머니들은 뜨거운 박수와 ‘앵콜’을 연발했다.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소라화분 만들기도 한편에 준비되어 있었다.

바닷가에서 이뤄지는 행사인 만큼 안전교육도 이뤄졌다. 심폐소생술과 AED사용법 교육이 진행됐다. 아이들의 공연과 안전교육이 끝나고 맛있는 점심시간이 이어졌다. 

점심식사 이후 썰물이 진행되자 미리 준비된 낚싯대를 들고 가족끼리, 이웃끼리 삼삼오오 바닷가 바위틈 물이 고여 있는 곳에 낚싯줄을 드리웠다. 썰물에 빠져 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이 바위틈에 고인 물 속에 숨어서 물이 들어오기만 기다리다가 눈앞 먹잇감에 걸려들었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울렸다. 낚시에 성공한 사람들의 기쁨의 함성에 옆에서 함께 하던 사람들의 부러움의 시선이 쏠렸다. 이날 배도라치, 놀래미, 우럭 등이 잡혔다. 

신흥1리는 낚시대 200여 개를 준비했다. 마을 주민들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렸으며, 육지부에서 이곳으로 이주해 온 주민들과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체험이었다.

대구에서 올해 이사 왔다는 한 주민은 “바다가 없는 대구에서는 생각도 못할 체험”이라며 “물에 발을 담그고 있기만 해도 시원하다. 낚시는 또 다른 체험이다”라고 말했다.

낚시 종료 후 잡은 물고기와 고동을 함께 모아 라면을 끓여 먹으며 무용담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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