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숨비나리에서 볼 수 있는 전경

장마와 태풍으로 흐렸던 날들 탓에 더불어 기분도 울적했다. 울적한 기분도 잠시뿐 내 눈앞에 펼처진 장관에 평온이 찾아오고 제주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고 투명해젔다. 한곳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필자는 그 곳에 갔을땐 차분한 나를 발견햇다.

서귀포 관광지 근처에서 볼 수 있었던 ‘카페 숨비나리’

‘숨비나리’는 지역명을 따서 ‘카페 숨비나리’가 되었다고 한다. 입구에선 고양이와 미니피그가 반긴다. 조그마한 문을 들어가기 전 일반 카페와 다를게 없다 생각하였지만 들어가는 순간 꽤 유명한 사진작가의 작품을 본듯한 느낌이었다. 아담한 규모의 까페이지만 제주 서부의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장담한다. 까페에 들어서면 두 테마의 테라스가 나오는데 그 중 자연친화적인 온실코너이다.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있고 갖가지 식물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숲에 들어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주인장의 배려가 돋보였다.

온실코너를 둘러 2층 테라스로 향했다.

2층 테라스

다락방 같은 2층은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1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휴대전화의 발달(?)로 책은 거의 보지 않는 나는 그곳에서 나름 허세를 부리고 싶었다. 눈앞에 보이는 파노라마 풍경과 그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에 여유있는 사색을 즐기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빵보다 밥을 더 좋아하지만 먹고싶은 것보다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 더 좋아 브런치로 해결했다. 음식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지만, 세상에나.. 주인장은 돈 벌 생각이 없나보다. 머핀과 구운 야채, 소세지, 감자튀김, 샐러드까지.. 브런치라는 뜻을 잘 몰랐나. 런치에 가깝게 나와 당황했다. 아니 틀림없는 점심이였다.

 

잠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었던 내게 주인장은 맥주를 권했다. 커피보다 맥주를 더 좋아하는 나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 풍경을 바라보며 담소를 나누던 중 분지처럼 보이는 들판이 보였다. 그 곳에는 하트 모양의 담벼락과 야자수 숲, 그 사이 뛰어노는 조랑말 몇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바다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이 제주의 중산간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있었다. 사진찍기 좋아하고 브런치를 런치처럼 먹을 수 있는 휴가를 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제주에 살며 이런 풍경은 흔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중산간에 위치해 날씨 좋은날은 마라도까지 볼 수 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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