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 발급과정에 신분증 요구하자 분을 참지 못하고 폭언과 욕설

서귀포의료원 원무과.(사진은 장태욱 기자)

지난 11일, 서귀포의료원 원무과에서 진료기록 발급을 신청했던 70대 노인이 신분증을 요구하는 직원에 고함을 지르고 폭언을 뱉는 일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폭언으로 끝날 듯 했는데, 병원 관리직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급기야 임원들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소동을 일으켰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서귀포 주민 김모 씨는 지난 11일 오후 서귀포의료원 원무과를 방문했다. 내과 진료에 필요한 진료기록을 발급받기 위해서였다. 병원 직원은 진료기록을 발급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통한 본인확인이 필요하다며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김 씨는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았다며 그냥 발급해줄 것을 요청했고, 직원은 개정 의료법의 내용을 설명하며 집에 있는 가족에게 신분증 사본을 팩스로 보내도록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씨는 이에 격분해 여직원에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원무과장을 찾아 폭언과 욕설을 내뱉고 귀가했다. 김 씨는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병원을 찾아 욕설을 퍼부었고, 귀가해서는 병원 이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의 처신에 항의했다고 전한다.

병원 사정에 밝은 이에 따르면 김 씨는 도내 유력인사와 친분을 유지하며 자신의 지인들이 서귀포의료원 이사나 감사로 선임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김 씨는 이와 관련해 “내가 70대 환자이고 최근에 서귀포의료원에 한 달 동안 입원도 했다”라며 “내과 과장이 진료기록을 요청해 발급을 신청했는데 의료법을 운운하며 발급을 거부하자 화를 내고 야단을 쳤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만간 정식 문서를 통해 서귀포의료원장에 병원 운영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이 병원이 누구의 것인지 질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사건에 대해 서귀포의료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민원에 응대한 원무과 직원은 서귀포의료원에서도 가장 친절한 직원으로 정평이 나있고, 당일 의료법을 고지하고 신분증 제출을 요구한 것은 적당하고 매우 합리적인 행동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직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은 심각한 인권침해로 인식한다”라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묵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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