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서귀포 해중경관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구리공원에 해양레저체험센터를 건립하려 하고 있어 우려가 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연말에 강원도 강고성군 죽왕면 연안과 더불어 서귀포시 문섬 및 서귀포항 일대 등을 해중경관지구를 지정해 고시했다.

서귀포시 해중경관지구는 문섬, 서귀포항 인근해상 등을 포함한 135만㎡ 면적에 수중레저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해수부는 서귀포시 문섬은 국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수중경관과 풍부한 생물자원을 간직한 곳이기 때문에 잘 보전해 레저관광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문섬은 우리나라에서 쿠로시오 지류인 대만난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그래서 섬 주변의 기온과 수온은 주변 수역에 비해 놓은데 이는 난류성 생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문섬의 발달된 암반 기질에는 약 15종의 연산호들이 군락을 이루고 서식한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산호충류는 약 120여 종인데 그중 70% 이상이 문섬 주변해역에 서식한다. 문섬 수중경관을 해양레저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건 매우 적절한 구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해양레저관광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사업에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2021년까지 국비 200억 원과 도비 200억 원 등 400억 원을 투입해 해양레저체험센터와 해상다이빙 교육시설, 해상계류시설 등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양레저체험센터 등 건립에 건축부지가 1500㎡, 주차부지 1800㎡ 등 총 3300㎡ 면적의 대지가 필요한데, 제주자치도는 자구리공원 내에 이를 건립하는 안을 들고 나왔다. 당초 서귀동 서귀포항만관리팀 사무실 부지를 선정했는데, 해수부가 공모당시 부지 외에 다른 사업부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자구리공원에 해양레저 체험센터를 건축하는 것과 관련해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이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 심의를 앞두고 있다.

자구리공원은 서귀포시민들의 대표적 휴식공간이다. 공원은 과거 이중섭 화가의 채취가 묻어있고 시민들의 추억이 깊이 묻어나며, 피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다. 해중경관 조성사업의 곁가지로 추진하는 사업 때문에 자구리공원을 파괴한다면 후세의 원망과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업에 필요하면 예산을 투입해 대체 사업부지를 매입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사업계획서를 변경하면 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의회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