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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관을 불태우려한 아들, 결국은

기사승인 2019.10.07  15: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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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로 고전 맛보기(22)]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Dewey Dell hadn’t said a word, hadn’t even looked at Darl, but when the fellows told him what they wanted and that they had come to get him and he throwed back, she jumped on him like a wild cat so that one of the fellows had to quit and hold her and her scratching and clawing at him, while the other one and pa and Jewel throwed Darl down and held him lying on his back, looking up at me.

듀이 델은 다알에게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경찰관들이 그에게 자신들이 하려는 일을 말하고 그들이 다알을 연행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설명하자 다알은 몸을 던져 도망치려 했을 때, 그녀는 야생 고양이처럼 다알 위로 튀어 올랐고 경찰관 중 한명이 그녀가 다알에게 긁고 할퀴는 것을 제지해야 했다. 그러는 사이 다른 경관과 아버지와 주얼은 다알을 바닥에 매쳤고, 그는 바닥에 등을 댄 채 고정되어 나를 쳐다봤다.

윌리엄 포크너 (William Cuthbert Faulkner)는 미시시피주(州) 뉴올버니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족이 근처 옥스퍼드로 옮겨 생애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냈다. 어려서부터 글을 좋아해 고교 시절 시작(詩作)을 시도했고, 고교를 중퇴했다.

젊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수업을 받았고 1926년에 첫 소설 <병사의 보수 Soldier’s Pay>을 발표했다. 그리고 1930년 가난한 백인 농부 아내의 죽음을 다룬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As I Lay Dying>를 발표하며 일반 독자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작가는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용해 인물의 심리상태를 묘사했고, 현재와 과거 시제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방식으로 소설의 혁신을 가져왔다. 이런 공로로 1950년에 노벨문학상을, 1954년에 퓰리쳐상을 수상했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죽은 에디(Addie)의 남편이자 가장인 앤시, 장남 캐시, 차남 다알, 삼남 주얼, 딸 듀이 델, 막내아들 바더만과 그의 이웃들 등 15명의 내면독백으로 채워졌다. 주인공들의 독백이 교대로 등장하면서 가족의 비밀, 갈등과 투쟁 등을 여러 각도에서 드러낸다.

작품은 번드런 가문이 죽은 어머니 에디를 묻기 위해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40마일을 이동하는 여정에 관한 기록이다. 고향인 제퍼슨市에 묻히고 싶다는 애디의 유언을 지켜주기 위해 치르는 마치 숭고한 의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은 고단한 장례여정 가운데서도 제각기 자신만의 욕망을 품고 있다.

앤시는 아내의 시체를 빨리 묻고 새로운 아내를 맞아들이고, 빠진 이(齒를) 대신할 의치를 갖추겠다는 욕망을 감추고 있다. 장남 캐시는 목수다. 죽어가는 어머니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관을 제작하는 일에만 몰두한다. 다알은 예민한 감수성을 지난 아들로, 주얼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모두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모성의 부재로 인해 정신분열을 겪고 끝내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주얼은 세상에서 자신과 어머니만을 분리한다. 주변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말(馬)에만 관심이 있다. 유일한 여자형제인 듀이 델은 최근에 원치 않는 임신을 했는데, 이것을 알아챈 다알을 제거하고 마을에 가서 낙태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번드런 가문은 제퍼슨시로 가는 장례여정에서 극도의 고난과 분열을 경험한다. 앤스에게 애지중지하는 말을 빼앗긴 주얼은 내내 우울하고, 캐시는 어머지의 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다리가 부러졌다. 다알은 어머니의 관을 없애기 위해 마굿산에 불을 질렀다 정신병원에 끌려갔다. 듀이 델은 낙태 비용으로 남겨둔 돈을 아버지에게 빼앗겨 불안과 공포에 빠졌다.

그런 와중에도 비굴한 가장 앤스는 새로운 아내를 맞고, 의치를 갖췄다는 사실에 의기양양하다.

소개한 대목은 장남 캐시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가족의 모습이다. 다알이 어머니의 관이 보관된 헛간에 불을 지른 후 경찰관들이 그를 연행하러 방문했다. 다알이 도망치러 하지만 듀이 델과 주얼, 아버지가 그를 훨씬 강한 힘으로 제압한다. 다알에 대한 가족들의 증오심이 묻어난다. 장남 캐시와 막내 바더만이 듀얼이 끌려가는 것을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번드런 가문의 고난은 불행한 가족사에 기인한다. 애디는 소외에서 벗어나기 위해 앤스와 결혼했지만 결혼생활은 그녀를 극도로 비참하게 만들었다. 가족에 대한 부양과 아이양육 같은 가부장적 질서에 실망하고 휘트필드 목사와 성관계를 맺고 주얼을 낳았다. 하지만 목사의 이중성에도 실망했다. 주얼은 그녀에게 유일한 유의미한 존재였다.

주얼에게 어머니를 빼앗겼다고 여기는 다알은 장례여정 가운데 어머니의 관을 홍수로 다리가 무너진 강에 빠뜨리거나 관이 보관된 헛간에 불을 지르는 방식으로 어머니를 제거하려 했다. 다알은 자신에게 불행의 원인인 에디의 실질적 죽음을 통해 자신의 불행을 제거하려 한 것이다.

장태욱 taeuk30@naver.com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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