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건축위 심의 중, 한국관광공사 “행정이 오래 전 허가한 사업”

'부영타워' 사업부지에 사업 관계자 차들이 세워졌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부영이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150m 높이의 '부영타워' 건설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15일,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 부영타워 사업부지에는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사업을 준비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제주도 건축위원회는 지난 10일 오후 1시, 부영주택이 요청한 '제주 중문부영타워' 건축계획에 대해 심의하고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재심의’란 사업 계획을 일부 수정하면 사업을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바둑의 ‘끝내기’에서 처럼 건축위원회와 부영측이 승패가 거의 결정난 상황에서 미시적인 부분에 대해 신경전을 벌이며 조율을 하는 것이다.

건축위원회는 지난 8월29일에도 부영타워에 대해 심의하고, 높이의 적정성, 야간경관 조명계획 및 재난 관련 심의대상 여부 등을 검토할 것을 부대조건으로 달고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부영주택이 2달 만에 다시 조성계획을 제출했지만 건축위원회는 높이별 타워계획 내용 검토, 전망대 위치에 대한 필요성 검토, 기후-경관 등에 대한 조사자료 등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면서 한 번 더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제주자치도가 민선 3기 우근민 도정 당시인 2002년에 건축을 허가한 150.28m의 타워 설립계획이 17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상황이다.

중문관광단지 개발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로는 지난 2002년 1월에 제주자치도에 120m 높이의 관망탑 '중문부영타워'를 건축하는 사업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그해 4월, 중문단지 세부시설 일부 변경 결정 재신청을 통해 고도를 120m에서 155m 이하로 변경했다.

당시 사업자였던 (주)일정은 그해 10월에 건축허가도 받았는데, 건축허가를 받은 지 1년도 안된 2003년 9월1일에 사업자가 (주)제주월드타워로 변경됐다. 이후 2006년 12월는 '착공신고'도 마쳤다.

(주)제주월드타워는 이후 4년 동안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다, 2010년 8월에 이르자 관망탑 사업자는 제주월드타워에서 부영주택으로 변경됐다. 부영주택도 이후 9년 동안 사업추진을 유보하고 있다가 올해 들어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상황이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부영타워'는 제주 최고층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 드림타워(38층, 169m)에 이어 두 번째 높은 건물이다.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하거나 중문단지 조성사업자인 한국관광공사가 개발사업 변경을 하지 않으면 제주자치도가 사업을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16일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제주자치도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승인을 내준 사업에 대해 한국관광공사가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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