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영나영거리 '동해정 설렁탕' 점심특선으로 판매

서귀포 느영나영거리에 위치한 '동해정설렁탕' (사진=오성희 객원기자)
3년 전 가격 그대로 5000원 뚝배기불고기 (사진=오성희 객원기자)

얼마 전 점심식사를 위해 서귀포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때문인지 그날따라 문을 연 식당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느영나영거리에서 ‘동해정설렁탕’이란 식당을 방문하게 됐다. 소머리국밥을 주문하고 식사를 하던 중 뚝배기불고기 가격이 5000원이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싸게 파는 식당에서도 6000원은 받을 텐데 5000원으로 남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맛은 어떨까 싶어 다음에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 점심에 식당을 다시 방문해 뚝배기불고기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왔는데, 5000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들어갈 재료는 다 들어있어 보였다.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 대파, 많지는 않지만 먹기 적당한 길이로 잘린 당면이 들어 있었다. 무엇보다도 소고기 양이 더 비싼 뚝배기불고기보다도 푸짐해 보였다. 일반적인 뚝배기불고기는 단맛과 짠맛이 강한 편인데 이집 것은 간이 짜지 않은 편이라 짠 걸 싫어하는 사람들 입에도 잘 맞을 것 같다.

‘동해정설렁탕’ 사장님께 어떻게 5000원에 팔 수 있는가 물어보니 “수입산 소고기 목살을 사용해 싼 가격에 손님들께 판매할 수 있다”라고 했다.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3년 전 개업할 때부터 5000원에 판매했었는데 찾아와주시는 손님들을 생각해 가격을 올릴 수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잡코리아가 2019년 남녀 직장인 1380명을 대상으로 ‘점심값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점심값은 6110원이다. 그 중 46.3%가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고 있으며 그 평균 비용은 7163원이다. 서귀포에서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려면 보통 7000~8000원은 써야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물가상승률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0.4%이다. 하지만 소비자 체감물가는 오히려 1.9% 상승해 서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처럼 올해 겨울 제주도는 일 최고기온 23.6도를 찍는 등 이상기온으로 평년보다 따듯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힘들어지는 주머니 사정으로 사람들 마음 속은 한없이 차가워져만 간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동해정설렁탕’ 뚝배기불고기처럼 가성비 높은 음식들이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일 수 있었으면 한다.

 

위치 : 서귀포시 중앙로 72번길 15

연락처 : 733-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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